서비스를 만들기 위해 가진 꿈 개발자, 기획자를 꿈꾸다 - 1편

2020. 10. 17. 22:23Article

개발자라는 꿈을 가지고 학교에 들어가 다양한 경험들을 하면서 기획자를 꿈꾸게 된 계기를 끄적이며 작성했습니다. 그 과정들 속 여러 가지 고민들과 기획자로 꿈을 선택하게 된 계기를 이 글을 통해 전달드립니다.

 

 

 

 


 

슬라이드 폰만 사용하던 학생

가장 진보한 기기, 아이폰을 경험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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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학교 2학년쯤이었나, 당시 스마트폰이 처음으로 보급되기 시작했다. 아이폰을 시작으로 sky(팬택), LG 그리고 삼성까지 수많은 기기들을 만들어내기 시작했다. 이러한 경쟁들 속 내가 처음 구매한 스마트폰은 갤럭시 A였다. 삼성에서 국내에 처음으로 출시한 Android OS를 가진 스마트폰이었는데, 이걸 학교에 들고 가면 주변 친구들이 신기해서 구경할 정도로 학생들에게 스마트폰이 생소하던 시기였다.

 

 

내 첫 스마트폰 갤럭시A. 지금 보면 상당히 두껍고... 촌스럽다.

 

 

그렇게 첫 스마트폰인 갤럭시 A를 시작으로 아이폰 4S, 갤럭시 S3 등 다양한 기기들을 사용한 경험은 나의 진로 선택에 큰 영향을 끼치게 된다. 

 

 

이러한 기기 하나는 내 삶의 일상을 완전히 바꿔놓았다.

스마트폰에서 울리는 알람 소리를 듣고 아침에 일어나 학교 갈 준비를 하고 멜론에서 원하는 음악을 들으며 등교를 하며, 학교 중간중간 SNS을 통해 내 일상을 공유하며 쉬는 시간이 되면 친구들과 게임을 하고 맛있는 음식을 먹고 싶을 땐 지도 앱을 켜 주변 맛집을 검색하고 음식 사진을 찍어 사진첩에 남기고 이를 친구들과 카카오톡을 통해 공유하며 늦은 밤에는 밀린 드라마를 보다 잠들었다.

 

자연스럽게 스마트폰 기기와 나아가 전자 기기들에 관심이 생겨 WWDC, WMC (월드 모바일 콩그레스)등 새로운 제품을 발표하는 큰 행사가 있을 때는 새로운 기기를 보기 위해 새벽까지 잠 못 자며 발표를 지켜봤다. 새로운 제품의 리뷰와 블로그 또는 기사들을 매일같이 살펴보며 스펙을 비교했다. 이러면서 나는 제품 안에 동작하는 소프트웨어를 직접 만들어 보자는 꿈을 가졌고 개발자를 꿈꾸게 된다.

 

기기에 대한 관심은 많았지만 내 성향이 제품을 설계하는 것과는 거리가 멀거라고 확신했다. 대신, 제품을 만드는 것이 아닌 속에서 동작하는 어플리케이션을 만들고 싶었다. 카카오톡, 페이스북 등 어플리케이션이 주는 가치에 감탄만 하지 않고 이를 직접 만들자! 결심했다.

 

그렇게, 나는 컴퓨터 공학부로 진로를 결정한다. 

 

 

 

개발자를 꿈꾸며 선택한 컴퓨터공학부

꿈을 위해 한 발자국 다가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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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부 2년 동안, 학교 수업에서 배우는 내용들은 좋았다.

 

다양한 프로그래밍 언어들을 배우며 내 손으로 직접 코드를 짜고 잘 동작하는지 실행하는 과정들과 수업에서 가장 근본적인 언어인 C언어를 시작으로 C++ , C#, Java, Python 등 다양한 언어를 접할 수 있었다. 과제를 통해 직접 코드를 짜며 끊임없이 괴롭히는 오류들을 해결하며 결과물을 만들어 냈다. 이러한 코딩뿐만 아니라 컴퓨터공학부의 기초적인 지식(?)이라고 존재하는(왜 있는지 모르겠는 수업도 많았다...) 디지털 공학, 이산수학 등 수학적은 요소도 많이 배우며 2년을 지내게 된다. 

 

Node js를 사용한 코드

 

 

그러다 학부 2학년에 올라가면서 데이터 사이언스에 관심이 생기기 시작한다. 

당시 알파고와 이세돌의 바둑으로 AI에 관한 관심히 높아지던 시기였는데, 가속화되는 인공 지능의 성능에 경이로움을 감추지 못하고 공부를 시작한다. 공부의 시작은 학교 내 연구실, "Bioinformatics Lab"에 들어가 Data Mining과 Machine Learning을 공부했다. 생각보다 양도 많고 학부 수준으로는 이해할 수 없는 내용들이 많았지만 매일같이 잠 못 자며 공부하면서 어느 정도 학문을 이해했다.

 

연구실에서 공부한 Data Mining 원서. 이걸 어떻게 공부했을까...

 

2주에 1번씩 공부한 내용을 교수님 앞에서 발표도 하고 대학원생이 부탁한 python 코드 작성도 하며 흥미를 느꼈다.

 

그러나 이를 공부하면서 느꼈던 한계는 바로 "수학"이었다.

인공지능을 공부하는 가장 기본적인 학문은 바로 수학이다. 그것도 간단한 수학 이론이 아닌, 석사급 이상의 수학 지식이 필요하며 프로그래밍은 보조적인 도구로 작동한다는 것을 많이 느꼈다. 미적분을 기본으로 통계와 관련된 수많은 수학적 지식들이 존재했다. 관련된 공부가 너무나 재밌었지만 결국 수학의 한계의 부딪혀 진로를 다시 고민하게 된다. 1년간 공부한 데이터 사이언스가 진로에 맞을지 고민하다, 더 큰 장벽. 군대에 입대한다.

 

 

 

개발자를 꿈꾸다 우연히 접한 서비스 기획,

생각해보니 서비스를 만드는 것은 Product Manager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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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년간의 끔찍했던 군생활을 마치고, 우연한 기회로 IT 컨설팅 회사에 1년간 근무를 하게 된다.

스타트업이라 고정된 업무는 없었지만, 다양한 일을 할 수 있었는데, 여러 가지 일에 부딪히며 일을 진행하던 어느 날 한 프로젝트에 투입이 되는데 그 프로젝트는 "B2B 홈페이지 리뉴얼"이었다.

 

여기서 내가 맡은 업무는 Product manager, 제품의 처음부터 끝까지 기획 및 일정 관리, 산출물 정리를 담당했다.

 

이 프로젝트 경험은 많은 걸 해볼 수 있었는데,

정해진 일정을 관리하는 WBS를 만들었으며 서비스 설계의 뼈대인 IA 설계서를 만들고 이를 다듬어 나갔으며 디자이너에게 화면을 넘겨주기 위해 Adobe XD를 이용해 화면 설계 작업도 하였다. 머릿속에만 생각해 놓은 것을 보이는 화면으로 옮기는 작업을 진행하고, 이 과정에서 사용자의 경험을 극대화시키기 위해 여러 레퍼런스를 찾아보았다. 그리고 최종 산출물인 Storyboard를 작성해 개발자와 소통했다. (스토리보드 작성은 어려웠지만 완성된 결과물이 가장 뿌듯했던 작업이다 (ㅎㅎ))

 

이처럼 서비스를 만들어가는 경험을 하면서, 다시금 고등학교 시절 내가 꿈꿔왔던 일이 무엇인지 생각했다.

 

"서비스를 직접 만들자"

 

하지만 서비스를 직접 만드는 것은 내가 생각했던 것과는 달랐다. 단순히 이를 구현하는 것의 문제인 줄 알았으며 개발자가 되면 서비스의 A부터 Z까지 만드는 것이라고 생각했다.

 

제품을 구현하는 것은 개발자이지만, 이를 만드는 것은 "기획자"의 역량이었다.

여러 아이디어를 도출하고 이를 고객 관점에서, 고객이 원하는 서비스로 풀어나가는 과정들.

그리고 나온 기획안에 대해 기본적인 화면을 설계하고 사용자 경험을 극대화시킬 수 있는 작업.

이를 구현하기 위한 여러 문서인 IA, Wireframe, Storyboard 등

 

서비스를 만드는 것의 정답은 개발자가 아닌 기획자였다.

 

이러한 경험을 통해 나는 새로운 도전을 시작한다.

 

"누군가가 요구하는 서비스를 만들어 내는 것이 아닌, 내가 직접 기획하고 설계한 서비스를 만들자"

 

 

 

내가 생각한 제품을 직접 만들어 보기 위해

Product Manager가 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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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획을 제대로 공부하고 싶었다. 그러나 이를 제대로 공부할 곳은 생각보다 많지 않았다. 여러 곳을 찾아보다, IT 창업 동아리인 'SOPT'라는 곳을 알게 되었고 기획파트원으로 약 4개월간 활동을 시작한다.

 

당시 기획파트장의 세미나를 통해 기획의 가장 기초적인 지식을 배울 수 있었는데,

문제정의부터 시작해 비즈니스 모델 수립, 서비스 설계, 기획안 작성 등 다양한 이론을 배웠다.

 

기획 세미나의 커리큘럼. 기획의 기초적인 것들을 배울 수 있었다.

 

SOPT에서는 7주간의 세미나를 통해 배운 지식을 바탕으로 APPJAM이라는 장기간 해커톤을 진행한다. 

 

APPJAM은 기획 / 디자인 / 개발 3개의 파트에서 팀을 꾸려 약 13명이 2주간 진행하는 장기간 해커톤인데, 기획자는 아이디어 구체화 단계부터 시작해 약 2달간 서비스 기획을 한 뒤 디자이너와는 4주간, 개발자와는 2주간 협업한다. 이렇게 장기간 해커톤이 끝나게 되면 하나의 서비스가 만들어지게 된다.

 

PM이 되는 과정은 꽤 치열한데,

28명 정도의 기획파트원들 중 11명만 PM을 할 수 있으며 이는 경선을 통해 180명의 회원들에게 투표를 받아 선정된다. 운 좋게 11팀 안에 선정되어 PM으로 앱잼을 하게 된다.

 

 

 

나의 첫 기획이자 제대로 된 첫 Product Manager,

Flood 팀을 경험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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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시 앱잼을 Flood라는 서비스로 진행하게 된다. 

Flood는 간단하게 말해 사내 정보 공유 어플리케이션이다. 기존 이메일 혹은 카카오톡을 사용하며 업무를 진행하는 회사들이 매일 뉴스나 블로그 등 정보성 글들을 마구잡이로 공유한다는 문제점으로 시작하여 만든 서비스이다. 

 

 

나의 두번째 Product Manager, Flood의 화면 디자인

 

이 경험에서 나는 기획자의 꿈을 더욱 키우게 된다.

 

비즈니스 모델 구체화 단계에서

내가 원하는 제품이 아닌 고객 관점에서 서비스를 끊임없이 고민하며 만드는 이 과정들.

문제정의부터 시작하여 퍼소나를 그려 고객을 생각하고 리서치를 통해 "고객 관점"에서 서비스를 정의하고 핵심 기능을 수립.

SWOT 분석을 통한 경쟁사 분석 및 서비스의 비즈니스 모델을 수립하는 흐름은 기존에 경험해보지 못한 인문학(?)적인 경험이었다.

 

 

서비스 설계를 위한 화면 디자인에서는

핵심 기능을 토대로 대략적인 화면 구성을 잡아가는 Wireframe은 생각보다 복잡했다.

UX(사용자 경험)을 극대화하기 위해 버튼 및 레이아웃 구성부터 시작하여 아이콘 배치 등 세세한 부분들 하나씩 고민하고 잡아가야 했으며 단순히 보이는 기능들 뿐만 아니라 Error page부터 다양한 화면에 대한 그림을 그리는 과정은 어려웠지만 재밌었다.

특히 내가 그린 Wireframe을 디자이너와 협업을 통해 UX를 수정하며 이후 GUI 작업을 통해 화면의 컬러와 브랜딩을 잡아가는 것은 눈에 보이는 결과물이 뚜렷해서 인지 무척이나 재밌었다.

 

 

 

개발자와의 협업을 위해 스토리보드를 작성하고 오류 페이지에 대한 화면 설계부터 2주라는 짧은 기간 동안 구현을 위한 개발 범위 조정 및 기능 수정, 화면에는 보이지 않던 개발적인 한계를 맞추기 위한 여러 가지 의사 결정 및 일정 관리 등을 통해 Flood라는 서비스를 만들어 낸다.

 

그리고 최종 발표 컨퍼런스, Ignition (15th APPJAM 발표)를 통해 우리가 만들어낸 서비스를 세상에 선보이게 된다.

15th APPJAM Ignition 포스터

 

다양한 멘토분들과 외부 참석자들이 참관하여 아마 300명(?)의 인원이 모인 자리에서 우리가 1달간 만들어 온 서비스를 발표하게 된다. 이때까지 발표 공포증을 극복하지 못해 아쉽게 끝났지만 잘 짜인 부스 및 우리 팀원들이 만들어낸 멋진 결과물들 덕분에 "15th APPJAM 대상"을 수상하며 성공적인 마무리를 지을 수 있었다.

 

 

 

팀과 함께 진행한 Flood의 경험은 나를 한층 더 성장시킬 수 있던 경험이었다.

매일 같이 밤을 새우며 의사 결정을 끊임없이 하며 Product Manager로써 팀 분위기 조성 및 환경관리 등 무거운 짐을 얹고 진행해 끝나고 극심한 번아웃이 왔던 고통받던 프로젝트였지만 이는 내가 꿈꾸던 PM이라는 직무를 직접적으로 경험할 수 있던 아주 좋은 기회였다. 이 프로젝트를 통해 우리 Flood 팀과 PM으로써의 성장을 성공적으로 마칠 수 있었다.

 

 

 

이러한 PM 경험 이후 나는 기획자로서의 도전을 위해, 

매주 4시간 동안 기획에 대한 세미나를 진행하고 PM을 서포터 해주는 기획 파트장에 도전하게 된다.

 


 

글이 너무 길어져서....

다음 포스팅에서는 기획자가 되기 위해 도전한 SOPT 기획 파트장과 현재 SEESO라는 스타트업에서 Project Manager(or Owner)로 근무하며 경험한 것들에 대해 작성할 예정입니다 :)